죽염은 많이 먹어도 괜찮다? 식약처 자료로 확인한 죽염의 진실 3가지

“일반 소금은 몸에 나쁘지만, 죽염은 괜찮대요.”
건강에 신경 쓰기 시작하는 40~50대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말이에요. 대나무 통에 넣어 여러 번 구워낸 소금이니, 어딘가 특별할 것 같기도 하지요.
오늘은 죽염을 둘러싼 대표적인 속설 세 가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WHO 등 공공기관 자료만으로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오늘 확인할 속설 3가지
- ① 죽염은 일반 소금과 달라서 혈압을 올리지 않는다?
- ② 죽염은 알칼리성이라 산성 체질을 바꾸고 몸을 정화한다?
- ③ 구운 소금이니까 무조건 깨끗하고 안전하다?
“죽염은 짜도 괜찮다”는 믿음, 왜 위험할까요?

속설을 믿고 죽염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간을 더 세게 하게 됩니다. 국에도, 나물에도, 아침 공복 물 한 잔에도 “몸에 좋은 소금”이라며 넣게 되지요.
문제는 우리가 이미 소금을 충분히, 아니 넘치게 먹고 있다는 점이에요.
-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약 3,136mg입니다.
- WHO 권고량(나트륨 2,000mg, 소금 약 5g)을 1.5배 이상 넘는 수준이에요.
나트륨을 많이 먹으면 혈압이 오르고, 이는 뇌졸중·심혈관질환·신장질환의 위험을 높입니다. 특히 혈관 탄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40대 이후에는 그 영향이 더 커지지요.
“좋은 소금이니까 괜찮다”는 생각이 결국 소금 섭취량 자체를 늘리는 함정이 될 수 있습니다.
진실 ① 죽염도 결국 ‘염화나트륨’이 주성분입니다
식약처는 2011년 이른바 ‘건강 소금’ 열풍에 대해 공식 안내를 낸 적이 있어요. 여기서 소금 종류별 염화나트륨(소금의 주성분) 함량 기준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 정제소금(기계염): 약 99%
- 태움·용융소금(죽염 포함): 88% 이상
- 재제소금: 88% 이상
- 천일염: 80% 이상
즉, 죽염 역시 열에 아홉은 일반 소금과 같은 성분이라는 뜻이에요. 미네랄이 조금 더 들어 있다 해도, 나트륨을 상쇄해 혈압을 지켜줄 만큼의 양은 아닙니다.
그래서 식약처도 소금 종류와 관계없이 “하루 소금 5g 미만(나트륨 2g) 섭취가 바람직하다”고 안내하고 있어요.
핵심 정리
죽염 1g이든 일반 소금 1g이든, 몸에 들어오는 나트륨 양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죽염이니까 더 먹어도 된다”는 근거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습니다.
진실 ② 알칼리성 소금이 ‘체질’을 바꾸지는 못해요
죽염을 물에 녹이면 알칼리성을 띠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런데 이것이 “몸을 알칼리성으로 바꿔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 몸의 pH는 ‘자동 온도조절기’처럼 지켜집니다
사람의 혈액은 pH 7.35~7.45라는 아주 좁은 범위로 늘 유지돼요.
집 안의 자동 온도조절기를 떠올려 보세요. 창문을 잠깐 열어도 실내 온도가 금방 원래대로 돌아오지요? 우리 몸에서는 폐와 신장이 그 조절기 역할을 합니다.
음식을 먹고 나서 바뀔 수 있는 건 소변의 산도 정도이고, 혈액의 pH는 음식으로 좌우되지 않아요. 만약 혈액 pH가 정상 범위를 벗어난다면, 그건 체질이 아니라 응급 치료가 필요한 질병 상태입니다.
“산성 체질”, “알칼리 체질”은 의학적으로 인정된 진단 개념이 아닙니다. 소금으로 몸을 정화한다는 주장도 공공기관이 인정한 효과가 아니에요.

진실 ③ ‘구운 소금’이라서 더 주의해야 할 점도 있어요
죽염은 고온에서 여러 번 굽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런데 이 가열 과정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실제로 2002년 8월,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과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시중 가열처리 소금(구운소금·죽염) 24개 품목을 검사한 결과, 16개 품목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다이옥신은 불완전 연소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유해물질이에요. 이후 식약청은 가열처리 소금의 다이옥신 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기준을 넘는 제품은 생산·유통을 막겠다는 안전관리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지금 유통되는 제품은 이런 관리 체계 안에서 생산되지만, 핵심은 이것이에요.
“구웠으니 깨끗하다”가 아니라, “제대로 관리된 공정에서 만들었는가”가 안전을 결정합니다.

오늘부터 실천하는 똑똑한 소금 사용법
죽염을 꼭 끊으실 필요는 없어요. 맛과 취향으로 즐기되, ‘양’을 기준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 종류보다 총량: 죽염·천일염·정제염을 모두 합쳐 하루 소금 5g(티스푼 하나 정도) 미만을 목표로 하세요.
- 죽염수·공복 섭취는 신중하게: 소금물은 그 자체로 나트륨 섭취입니다. 특히 고혈압·신장질환이 있다면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세요.
- 국물은 건더기 위주로: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나트륨의 절반 이상(약 54%)이 면·만두, 김치, 국·탕, 볶음, 찌개류에서 옵니다. 국물을 절반만 남겨도 효과가 커요.
- 간은 마지막에, 식탁에서: 조리 중이 아니라 먹기 직전에 조금씩 뿌리면 적은 양으로도 짠맛을 잘 느낄 수 있어요.
- 제품 표시 확인: 구입할 때 식품 유형(태움·용융소금)과 제조원, 영양성분표의 나트륨 함량을 확인하세요.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소금 섭취를 절반으로 줄이면 수축기 혈압이 평균 4~6mmHg 낮아질 수 있다고 해요. 비싼 소금으로 바꾸는 것보다, 적게 먹는 습관이 혈관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 다음 글 예고: “천일염은 미네랄이 풍부해서 정제염보다 몸에 좋다?” 천일염과 정제염의 진짜 차이를 공식 자료로 비교해 드릴게요.

[참고 문헌 및 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청, 「소금, 하루 5g 미만 섭취 바람직」 보도자료 (2011.7.13,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건강하게 염분 섭취하는 방법」
-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2023년 나트륨 섭취 현황)
-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Sodium reduction fact sheet
- 식품의약품안전청, 가열처리소금(구운소금·죽염) 다이옥신 검사 결과 및 안전관리대책 발표 (2002.8)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질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고혈압·신장질환 등이 있으신 분은 전문의와 상담하세요.